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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A시 렌트비 동결 종료 대책 있나

LA시의회 내 주택 및 홈리스위원회(주택위)가 렌트 컨트롤 대상 아파트의 렌트비 동결 조치 연장안을 부결했다. 아직 시의회 전체 회의 통과와 시장 서명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렌트비 동결 조치는 내년 2월까지만 시행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됐던 렌트비 동결 조치가 3년여 만에 종결되는 것이다.     주택위는 세입자 반발을 감안, 렌트비 인상 폭은 제한을 뒀다. 기존 렌트 컨트롤 아파트의 렌트비 인상 폭은 연간 최대 7%지만 4% 이내로 제한했다. 다만 아파트 소유주가 전기,개스 등 유틸리티 비용을 부담할 경우에는 2%포인트를 더 올릴 수 있도록 해 이 경우 최대 6%까지 인상이 가능하다.        LA시의 이번 조치는 아파트 소유주들의 누적된 불만에 따른 것이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렌트비 동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임대료 손실이 크다고 주장해왔다.          LA시는 1978년 이전에 건축된 아파트를 렌트 컨트롤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체 아파트 가운데 렌트 컨트롤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5%나 된다. 아파트 입주자의 대부분이 렌트 컨트롤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여파도 우려된다. 렌트 컨트롤 아파트의 렌트비 인상은 다른 아파트는 물론 인근 지역 렌트비 인상도 자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내년 연초부터 LA지역의 아파트 렌트비가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인플레로 가뜩이나 생활비 부담이 늘어난 세입자들로서는 여간 걱정되는 상황이 아니다.     높은 주거 비용 문제는 LA지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홈리스 증가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따라서 LA시는 물론 카운티 등 로컬 정부들은 공공주택 개발 확대 등 서민 주거 문제 해결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   사설 렌트비 la시 아파트 렌트비 렌트비 동결 아파트 소유주들

2023-11-08

체코 아파트, 미국 민주주의를 비꼬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이건 시스템은 망가지게 마련이다. 체코 프라하의 한 아파트 소유주들의 HOA 미팅은 사회주의 나라에서 고생(?)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실험장이다. 인간이 지닌 그 무한의 소유욕을 영화는 ‘휴먼 코미디’로 표현한다.     그 자신 코미디언이기도 한 체코의 지리 하벨카의 연출 데뷔작 ‘오너스’는 체코 시민들의 재산에 대한 소유욕을 소재로 민주주의 제도의 맹점과 자본주의가 지닌 비인간적 속성을 풍자적으로 파헤친다.     아파트 소유주 모임 회장 자흐라드코바 부인이 HAO 미팅을 소집한다. 오래된 건물의 수리를 논의하고 안건은 투표로 결정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 학생 6명에게 아파트를 렌트해 주고 있는 루비코바 부인은 조례의 세부 사항을 일일이 외우다시피 한다. 참석자 수를 세는 간단한 절차조차 걸고 넘어가는 피곤한 윈칙주의자.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자신들을 사업가로 칭하는 체르마크 형제, 갓 이사 온 임신부와 그녀의 남편,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 대신 한 표 행사를 위해 참석한 스벡 씨, 투자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락방 지을 공간을 더 확보하려는 니트란스키 씨, 모든 게 귀찮아 절차 진행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방해꾼 쿠밧 씨, 회의 내내 졸고 있는 재무담당 소콜 교수, 소련의 사회주의 시절이 더 좋았다고 불평만 늘어놓는 아파트 3채 소유주 밀로스 씨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유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는 민주주의적 절차는 간데없고 인종과 성적 차별 발언이 난무하며 서로의 감정 대립은 극에 달한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 방해꾼, 멍청이, 또는 사기꾼 한 명의 권리만으로도 모든 게 중단된다.     민주주의는 이루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규칙은 시민 사회 질서 유지의 최소의 도구이다. 그러나 결정을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규칙이다. 아파트 3채를 소유한 자의 3표 행사가 모든 걸 교착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미국의 망가진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맹렬한 풍자로 읽힌다.     하벨카 감독의 알레고리는 간단명료하다. 3막 연극처럼 구성된 영화, 행동하는 민주주의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다크 코미디 ‘오너스’를 통해 그는 민주주의는 한마디로 ‘개판’이라고 말한다.  합의에 도달하기 전, 각자의 이기주의에 밀려 건물이 희생될 상황까지 이른다. 의로운 자들의 연대는 독단적인 한 사람의 심술궂은 방해로 무너져 버리고 만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미국 민주주의 민주주의적 절차 아파트 소유주들 민주주의 제도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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